학원강사 퇴직금 회수 기록 | 돈 없다던 원장, 내용증명으로 1달만에 합의
원장이 먼저 보낸 120만 원, 저희는 퇴직금에서 한 푼도 빼주지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들리실 겁니다. 돈을 받았는데 왜 받을 돈이 그대로일까요. 이 한 수가 4개월을 버티던 원장을 35일 만에 합의서 앞으로 끌고 온 결정타였습니다. 학원강사 퇴직금 720만 원을 소송 없이 회수한 이 사건은, 사실상 다섯 번의 수 싸움이었습니다.
날짜 | 원장의 수 | 변호사의 수 |
|---|---|---|
퇴사 후 4개월 | 지금은 돈이 없다 | 상담 및 수임 |
9. 3. | 무응답 | 1차 내용증명 발송 |
9. 18. | 인적사항 거부, 사칭 의심 문자 | 합의서 초안 제안 |
9. 25. | 120만 원만 입금, 분납 통보 | (다음 수 준비) |
9. 28. | 2차 내용증명: 변제충당 반격 | |
10. 8. | 합의서 날인 | 안전장치 4개 삽입 |

[9월 3일] 선공
금액과 기한을 박아 보낸 1차 내용증명
의뢰인 박 강사(가명)는 소도시의 한 교습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퇴사했습니다. 월급은 밀린 적이 없었지만, 퇴직금 이야기가 나오자 원장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학원 사정이 어렵다", "곧 주겠다"는 말만 4개월째 반복됐습니다.
박 강사가 저희를 찾아왔을 때 미지급 퇴직금은 720만 원. 큰 사건들 사이에 끼면 작아 보이는 금액이지만, 당사자에게는 몇 달 치 생활비입니다. "이 돈 받자고 변호사까지 써야 하나요"라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이 사례가 그 답이 될 겁니다.

저희가 처음 한 일은 소송이 아니라 내용증명이었습니다. 다만 그냥 보내지 않았습니다. 세 가지를 특정했습니다.
청구 금액: 퇴직금 720만 원
지급 기한: 날짜를 명시한 데드라인
미이행 시 조치: 퇴직금과 지연이자, 소송비용까지 청구하는 민사소송 진행
"주세요"가 아니라 "언제까지 안 주면 무엇을 하겠다"가 담긴 문서. 이것이 말로 하는 독촉과 퇴직금 내용증명의 차이입니다.
📎 내용증명을 보내도 사장이 답이 없다면? 다음 대응 확인하기
[9월 중순] 원장의 응수
분납 일방 통보, 그리고 변호사 사칭 의심 문자까지
내용증명을 받은 원장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내용은 한결같았습니다.
“지급할 돈이 없다."
저희는 지급하지 않으면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답했고, 그러자 원장은 "당장 720만 원은 못 주니 나눠서 갚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합의는 양쪽이 조건을 함께 정하는 것입니다. 갚는 쪽이 혼자 정한 분납은 합의가 아닙니다.
그래도 저희는 박 강사의 의사를 확인해 분납 계획을 조율했고, 9월 18일까지 합의서 초안을 만들어 보내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여기서 원장의 두 번째 수가 나옵니다. 합의서에 기재할 본인 인적사항 제공을 거부한 겁니다. 그리고 담당 변호사에게 이런 취지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변호사 사칭하시는 것 아닌가요?
현장에서 보면 이런 반응은 드물지 않습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압박이 통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변호사 명의의 문서가 대수롭지 않았다면 사칭인지 의심할 이유도 없었을 테니까요. 어쨌든 결과적으로 합의서는 작성되지 못했고, 합의는 공식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가 됐습니다.
[9월 25일] 원장의 승부수
합의도 안 됐는데 120만 원만 입금
9월 25일, 원장은 박 강사 계좌로 120만 원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담당 변호사에게 문자 한 통을 남겼습니다.
"앞으로 120만 원씩 6개월간 납부할 예정."
여기서 문제를 하나 드리겠습니다. 이 120만 원이 입금된 순간, 박 강사가 받을 퇴직금은 600만 원으로 줄었을까요?
많은 분들이 "그래도 갚기 시작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이 돈을 받습니다. 그런데 갚는 쪽 입장에서 이런 '찔끔 갚기'는 꽤 쓸모 있는 전략입니다.
성의를 보였다는 명분이 생기고, 받을 쪽의 법적 대응 시점은 뒤로 밀리고, 그 사이 시간은 갚는 쪽 편이 됩니다. 이대로 두면 720만 원을 6개월 넘게, 그것도 원장이 정한 속도로 받게 되는 그림이었습니다.

[9월 28일] 결정타
먼저 받은 120만 원이 퇴직금에서 빠지지 않은 이유
2차 내용증명의 핵심은 한 가지 법리였습니다. 민법 제479조가 정한 변제충당의 순서입니다.
말은 어렵지만 원리는 간단합니다. 빚진 돈을 일부만 갚으면, 그 돈을 어디에 먼저 채울지는 갚는 사람 마음대로 정할 수 없습니다. 법이 순서를 정해두었기 때문입니다.
비용이 먼저, 그다음 이자, 원금은 맨 마지막입니다. 카드 대금을 일부만 냈을 때 연체 수수료와 이자부터 빠져나가는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대법원도 확정된 소송비용 등이 여기서 말하는 비용에 포함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다61172 판결
이 법리를 사건에 대입하면 계산은 이렇게 됩니다.
원장이 보낸 120만 원의 행방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분납 1회차로 원금에서 빼달라는 원장의 일방적 지정은 통하지 않음
120만 원은 법정 순서에 따라 그동안 쌓인 지연이자 등에 먼저 충당되어, 원금을 줄이는 효과가 크게 줄어듦
남은 지연이자는 계속 불어나는 중
그리고 열흘 뒤 합의서에서 120만 원 전액을 지연이자·손해금·비용에 충당하는 것으로 양쪽이 합의하면서, 퇴직금 720만 원 전액 분납이 확정됨
참고로 퇴직금은 퇴직일부터 14일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연 20%의 지연이자가 붙습니다. 변제충당의 법정 순서만으로 원금 전부가 자동 보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부 변제가 원금부터 깎아주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가 강력한 협상 지렛대가 됩니다.
그리고 이 지렛대는 열흘 뒤 합의서에서 120만 원 전액을 지연이자, 손해금 및 비용에 충당된 것으로 본다는 조항으로 완성됩니다. 원장이 문서로 직접 인정한 겁니다.
2차 내용증명에는 한 가지 경고를 더 담았습니다.
앞으로 민사소송이나 가압류 같은 법적 절차에 들어간 뒤 강제집행을 피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하거나 허위로 양도하면 형법 제327조 강제집행면탈죄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소송으로 가면 버티기의 다음 단계로 흔히 나오는 수, 즉 재산 빼돌리기까지 막힌다는 사실을 미리 알린 겁니다.
나눠 갚고 있으니 괜찮다고 믿던 원장에게 이 문서는 전혀 다른 현실을 보여줬습니다. 갚아도 원금이 줄지 않고, 이자는 계속 붙고, 재산을 빼돌리면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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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8일] 원장의 투항
합의서 날인, 그리고 우리가 심어둔 안전장치 4개
2차 내용증명 발송 열흘 만인 10월 8일, 원장은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토록 거부하던 인적사항을 적고, 인감증명서까지 첨부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진짜 성과는 합의 자체가 아니라 합의서의 내용입니다. 소송 없이 끝냈지만, 조건은 웬만한 판결보다 촘촘합니다. 퇴직금 합의서를 쓸 일이 있다면 이 네 가지는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1. 분납 일정은 날짜가 아니라 시각까지 특정했습니다.
막연히 매월 갚겠다가 아니라 매월 지정일 16시까지 140만 원으로 못 박았습니다. 5회에 걸쳐 700만 원, 마지막에 잔액 20만 원까지 완납하는 구조입니다.
→ 이 조항이 없었다면? 이번 달 안에는 주겠다는 말이 매달 반복됐을 겁니다.
2. 단 한 번이라도 지체하면 모든 보호가 사라지게 했습니다.
1회라도 이행하지 않으면 박 강사는 고용노동부 진정과 형사 고소를 진행할 수 있고, 원장은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위약금처럼 미리 정해둔 배상금(손해배상예정액) 300만 원이 추가로 붙습니다.
→ 이 조항이 없었다면? 분납이 밀릴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싸워야 했을 겁니다.
3.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는 완납 조건부로 설계했습니다.
퇴직금 미지급은 처벌불원 의사가 있으면 처벌하지 못하는 범죄입니다. 그래서 합의금을 받으며 처벌불원서를 먼저 써주면, 그 순간 상대를 움직일 지렛대가 사라집니다. 이 합의서는 분납 의무를 모두 이행한 경우에만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간주하도록 설계했습니다. 형사 카드를 완납 시점까지 쥐고 있는 겁니다.
4. 서로 소송하지 않기로 하는 약속(부제소 합의)도 완납을 조건으로 걸었습니다.
완납하면 고용·근로관계에 대해 서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하여, 원장에게도 완납할 이유를 만들어줬습니다. 합의는 상대가 지킬 동기까지 설계해야 완성됩니다.

이 기록에서 학원강사가 가져갈 것
퇴직금 받을 조건과 세 가지 교훈
학원강사 퇴직금 분쟁은 이 사건처럼 소규모 사업장에서 자주 일어납니다. 근로계약서가 없는 경우도 많은데, 계약서가 없어도 퇴직금 청구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핵심은 근로자로 일했다는 실질입니다.
학원이 수업 시간표를 정해주고, 교재와 커리큘럼에 대한 지시를 받고, 매월 고정된 급여를 받았다면 근로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년 이상 계속 근무했고 4주 평균 주 15시간 이상 일했다면 퇴직금 청구권이 발생합니다.
📎 4대보험 없이 일한 학원강사도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 보기
첫째, 조금씩 갚기에 안심하지 마세요.
합의 없이 들어온 일부 변제는 원금을 줄이지 못할 수 있고, 오히려 시간만 상대편으로 흘려보냅니다.
둘째, 합의는 도장이 아니라 조항이 승부입니다.
같은 720만 원짜리 합의라도 시각 특정, 지체 시 전액 청구, 미리 정한 배상금, 조건부 처벌불원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문서가 됩니다.
셋째, 문서의 발신인이 결과를 바꿉니다.
4개월간 말로 한 독촉에는 돈 없다는 답만 돌아왔지만, 변호사 명의의 내용증명 두 통은 35일 만에 합의서 날인으로 이어졌습니다. 원장이 사칭을 의심할 만큼, 문서의 무게는 달랐습니다.
📎 소멸시효가 지난 밀린 월급까지 받아낸 실제 회수 사례 보기
퇴직금을 받지 못한 채 곧 주겠다는 말만 듣고 계시다면, 지금이 문서로 전환할 시점입니다. 법무법인 이현은 이 사건처럼 소송 전 단계에서 끝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설계합니다. 상황을 알려주시면 내용증명부터 합의서 설계까지 가장 빠른 경로를 함께 찾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학원강사 퇴직금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1년 이상 계속 근무하고 4주 평균 주 15시간 이상 일했다면,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해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계약서나 4대보험이 없어도 실질이 근로자였다면 청구 가능합니다.
Q. 합의 후에 분납이 다시 밀리면 어떻게 하나요?
합의서에 지체 시 남은 돈 전부와 미리 정해둔 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는 조항을 넣어뒀다면, 1회 지체만으로 즉시 청구하고 형사 절차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조항이 없는 합의서라면 다시 협상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므로, 합의서 작성 단계에서 변호사 검토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본 사례는 법무법인 이현이 실제 수임한 사건입니다. 의뢰인 보호를 위해 인적사항과 일부 상황을 각색했으며, 법리와 진행 경과는 실제 사건에 기초합니다.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해 ai 활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