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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오프 합의 없이 몇년째 준 월급, 그럼에도 회사가 승소한 이유
실제 사례
대표

타임오프 합의 없이 몇년째 준 월급, 그럼에도 회사가 승소한 이유

오늘은 법무법인 이현이 직접 맡았던 소송 하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회사가 노조 지부장에게 밀린 월급을 줘야 하는지를 놓고 다툰 사건인데요, 결과만 보면 "회사가 이겼다"로 끝나지만 사실 재판 중간에는 회사가 질 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판사님도 판결문에 "회사가 예전부터 그렇게 해왔으니 이번에도 동의한 셈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거든요. 그런데도 회사는 결국 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등장인물·대화·상황은 이해를 돕기 위해 재구성되었으며, 특정 인물이나 실제 사건과 무관합니다. 일부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노동조합 지부장 선임 통지’ 공문을 확인하며 복직 D+1 급여 지급 여부를 고민하는 모습

복직 다음 날, 노조가 보낸 공문 한 장

주식회사 테크는 원래 큰 회사의 계열사였습니다. 그런데 그 계열사가 문을 닫게 되면서, 거기서 일하던 직원들이 회사에서 받은 퇴직 위로금 일부를 다시 모아 새로 회사를 차렸습니다. 그게 지금의 주식회사 테크입니다.

이는 이전 회사의 영업을 그대로 넘겨받은 영업양도·양수가 아니라, 별도의 절차를 거쳐 새로 설립된 신설 법인입니다. 이렇게 시작한 회사다 보니 회사와 노동조합 사이가 유독 친했습니다.

노조 지부장을 맡은 직원에게는 월급 말고도 수당을 더 챙겨주고 법인카드까지 쓰게 해줬습니다. 회사도 딱히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고요.

그러다 지부장 자리가 한동안 비게 됐습니다. 마침 회사와 갈등을 겪다 해고됐던 직원이 있었는데, 노동위원회에서 "해고 사유가 회사 규정에 딱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시 회사로 돌아올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 직원이 복직하자마자, 노동조합은 이 사람을 새 지부장으로 정했다는 공문을 회사에 보냈습니다.

회사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예전에는 지부장한테 월급을 계속 줬는데, 이번에도 줘야 하나?" 답이 뻔해 보였지만, 사실 법적으로는 전혀 뻔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조차 인정한 불리한 판단, 그런데도 회사가 이겼다

결국 회사는 월급을 주지 않기로 했고, 이 지부장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습니다. 약 10개월치 밀린 월급과 이자를 합쳐 7,600만 원 정도를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지부장 측 주장은 간단했습니다. "회사는 예전부터 지부장한테 월급을 줘왔다. 그러니 나한테도 줘야 한다." 실제로 판결문에도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피고는 노동조합의 자율성을 인정하여 노조전임자에게 근로시간면제 규정을 적용하여 급여를 지급하기로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볼 여지는 있다.

쉽게 풀면 회사가 예전 방식대로 지부장 월급을 계속 주기로 알게 모르게 동의한 셈으로 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회사가 질 것 같죠.

판결문 청구취지 중 일부

그런데 최종 결론은 지부장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승부를 가른 건 딱 하나였습니다. "예전에 월급을 줬다"는 사실과 "이번에 이 사람에게 월급을 주기로 회사가 확실하게 약속했다"는 사실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재판부는 회사가 노조를 존중해온 태도는 인정했지만, 정작 이번 지부장이 일한 기간 동안에는 "월급을 주기로 한 구체적인 약속"이 없었다는 사실 하나로 결론을 뒤집었습니다.

타임오프 합의, 왜 매번 다시 맺어야 하나

여기서 꼭 알아야 할 게 하나 있습니다. 법으로 보면 "노조전임자"와 "근로시간면제자(흔히 말하는 타임오프 대상자)"는 서로 다른 말입니다.

  • 노조전임자: 노동조합 일만 전담해서 하는 사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 제2항·제4항에 따라, 전임기간 동안 사용자로부터 어떠한 급여도 지급받아서는 안 됩니다.

  • 근로시간면제자: 노사가 단체협약 등으로 면제 한도(시간·인원)를 먼저 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 노조가 대상자를 지정해 회사에 통보하거나 승인받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사람. 이렇게 정해진 한도 안에서만 임금 손실 없이 노조 업무를 할 수 있습니다.

구분

노조전임자

근로시간면제자

월급

원칙적으로 못 받음

정해진 시간 안에서 받을 수 있음

조건

노사가 정하면 될 수 있음

노사가 단체협약 등으로 면제 한도와 대상을 구체적으로 정해두어야 함

즉 "지부장이니까 당연히 월급을 받는다"가 아니라, "노사가 이 사람에게, 이 기간 동안 급여를 주기로 단체협약 등에서 구체적으로 정해뒀는가"를 매번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몇 년 전에 약속한 게 있어도 그 약속의 기한이 끝났거나, 누구한테 얼마나 줄지 정해두지 않은 애매한 약속이었다면 소용없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예전에 있었던 약속은 이미 기한이 끝난 지 오래였고, 그 이후로는 다시 약속한 적이 없었습니다.

여기서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한도를 넘겨 급여를 지급하거나, 이런 절차 없이 임의로 급여를 지급하는 행위는 단순히 "회삿돈을 낭비한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는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해 급여를 지급하거나 노동조합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하고 있고, 같은 법 제90조에 따라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일단 주는 게 안전하다"는 판단이 오히려 회사를 형사처벌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승소를 가른 3가지 법리 구성

이현이 제출한 변론일지 중 일부

승부처 1. 관행 자체가 위법이었다는 점

지부장 쪽 논리는 "회사가 계속 월급을 줬으니 이번에도 줘야 한다"였는데요, 여기서 거꾸로 뒤집을 지점을 봤습니다.

대법원은 노조전임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노동조합법 제24조 제2항·제4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벗어난 급여 지급은 제81조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해왔습니다.

-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2다8239 판결

실제로 이 사건에서도, 노조전임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도록 정한 단체협약 조항 자체가 노동조합법 제24조 제2항에 반해 무효이고, 그 무효인 조항에 따라 이어져 온 급여 지급 관행 역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핵심 주장으로 제시했습니다.

쉽게 말해 "예전부터 줬다"는 사실은 회사에 유리한 증거가 아니라, 오히려 그 자체가 잘못이었다는 증거로 뒤집을 수 있는 부분이었던 겁니다.

승부처 2. 회사가 예전 회사와 법적으로 다르다는 점

주식회사 테크는 예전 계열사가 문을 닫은 뒤 직원들이 새로 돈을 모아 차린, 법적으로 완전히 다른 회사입니다. 영업을 그대로 넘겨받은 영업양도·양수가 아니라 신설 법인이기 때문에, 이전 회사의 단체협약이나 노동관행이 고스란히 승계된다고 볼 근거가 없습니다.

지부장 쪽은 "예전 회사 시절부터 이어진 약속"을 근거로 들었지만, 회사가 다르면 그 약속도 자동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회사 설립·해산 기록을 하나하나 맞춰봐서, 예전 약속이 지금 회사에는 처음부터 적용될 수 없었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승부처 3. 노동위원회도 이미 같은 결론을 내렸다는 점

노조전임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도록 정한 단체협약 규정과 그에 따른 급여 지급 관행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은, 이 사건과는 별개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이미 판정된 사안이었습니다. 새로운 주장을 만들기보다, 이 기존 판정을 재판부에 그대로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설득력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 세 가지. 관행 자체가 잘못이었다는 점, 회사가 예전 회사와 다르다는 점, 노동위원회가 이미 같은 결론을 내렸다는 점이 함께 작용하면서, 재판부가 "회사가 예전 관행상 동의한 것으로 볼 여지는 있다"는 말을 남기면서도 결국 지부장의 청구를 전부 받아들이지 않는 결론에 이르게 됐습니다.

지금 당신 회사는 어느 쪽인가요?

이 사건은 특이한 경우가 아닙니다. 노조가 있는 회사라면 흔히 겪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아래 세 가지 질문에 하나라도 "아니오"가 나온다면, 지금 회사가 위험할 수 있습니다.

  1. 지금 노조 지부장(전임자)한테 월급을 준다면, 그걸 "언제부터 언제까지, 이 사람에게 주겠다"고 회사와 노동조합이 단체협약 등으로 구체적으로 정해뒀나요?

  2. 그 약속에 "누가, 몇 시간, 몇 명까지"가 분명하게 적혀 있나요? (총 시간만 정해두고 누구인지는 안 정한 애매한 약속은 위험합니다)

  3. 회사가 나뉘거나, 다시 세워지거나, 다른 회사에 넘어간 적이 있다면, 예전 약속이 지금 회사에도 그대로 유효하다는 근거가 따로 있나요?


타임오프 합의(근로시간면제 약속)는 한 번 정해두면 계속 유효한 게 아닙니다. 기한, 대상자, 회사가 바뀌었는지에 따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 다룬 세 가지 질문 중 하나라도 '아니오'가 나온다면, 지금 회사의 단체협약과 급여 지급 관행이 실제 법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소송으로 번지기 전에 법무법인 이현 노동·기업자문팀의 상담을 통해 해당 단체협약과 급여 지급 이력을 점검받으시기를 권합니다. 담당 변호사가 직접 리스크 여부를 확인해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약속(타임오프 합의)이 없으면 노조 지부장한테 월급을 아예 주면 안 되나요?

원칙적으로 그렇습니다. 구체적인 약속 없이 지부장에게 월급을 주면, 그 자체가 노동조합법 제24조 위반이자 제81조 제1항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적발 시 제90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어, "주는 게 안전하다"는 생각이 오히려 회사를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Q. 예전부터 그렇게 해왔다면 괜찮은 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 확인했듯, 오래된 관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구체적인 약속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관행 자체가 법을 어긴 것이었다면 그 관행은 효력이 없습니다.

Q. 회사가 나뉘거나 새로 만들어지면, 예전 약속도 새 회사에 그대로 이어지나요?

자동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영업양도·양수처럼 권리·의무가 포괄승계되는 경우가 아니라 신설 법인이라면, 예전 약속은 새로 맺거나 승계 의사를 분명히 밝혀두지 않는 한 이어지지 않습니다. 회사를 나누거나 새로 세울 계획이 있다면 이 부분을 꼭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Q. 정해진 시간·인원만 넘지 않으면 무조건 안전한가요?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도 시간이나 인원을 넘었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안에서 누구를, 언제까지 봐줄지"를 구체적으로 정해뒀는지입니다.

이 글에서 다룬 세 가지 질문 중 하나라도 "아니오"가 나온다면, 단체협약과급여지급 관행실제 법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뜻입니.법무법인이현 노동·기업자팀의 상담을해당 단체협약과 급여 지급 이력을 기를 담당 변호사가 직접 리스크 여부를 확인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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