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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기간 퇴사 손해배상? 회사가 내용증명을 보내고 월급도 안 줬습니다
실제 사례
퇴사자

수습기간 퇴사 손해배상? 회사가 내용증명을 보내고 월급도 안 줬습니다

퇴사한 지 이틀 만에 등기가 왔습니다.

발신인은 제가 다니던 회사가 아니라 법무법인이었습니다. 제목은 이랬습니다.

「무단 결근에 대한 경고 및 후속조치 예고」

저는 그 회사를 한 달 조금 넘게 다녔습니다. 아직 수습 기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까지 마지막 달 월급은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월급은 주지 않으면서, 저한테 손해배상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왜 이렇게 됐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퇴사 후 손해배상 받은 의뢰인 모습

수습 사흘째, 사수가 나갔습니다

5월 2일에 입사했습니다. 사무 관리와 정산 업무를 맡는 자리였고, 3개월 수습이었습니다.

저는 이 일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신입으로 지원했고, 회사도 그걸 알고 뽑았습니다.

인수인계는 사흘 받았습니다.

저에게 일을 알려주던 분은 입사 4개월차였습니다. 그분이 4일에 회사를 나갔습니다. 같은 날, 같은 파트에 있던 다른 담당자도 나갔습니다. 제가 출근한 지 사흘째였습니다.

솔직히 그 사흘도 인수인계라고 부르기는 어려웠습니다. 무엇을 어디서 조회하는지, 거래처마다 계정이 몇 개인지, 그런 걸 옆에서 알려줄 사람이 다음 주 월요일부터 아무도 없었습니다.

야근이 기본이 됐습니다

5월 7일부터 거의 매일 야근했습니다. 야근을 하지 않은 날이 손에 꼽힙니다.

모르는 게 나오면 이미 퇴사한 분께 카톡으로 물어봤습니다. 그마저 안 되면 거래처 담당자들에게 메신저로 물어보고 처리했습니다. 두 번 세 번 물어봐야 답이 왔습니다. 당연히 느렸고, 밀렸습니다.

그리고 일이 밀리면 혼났습니다.

5월 19일 토요일에 출근했습니다. 정산 리스트를 정리해야 했는데 평일에는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인 일요일에는 파일을 집에 가져가서 마저 했습니다. 그래도 다 못 끝냈습니다. 5월 26일 토요일에 또 나갔습니다.

네 번 그만두겠다고 말했습니다

5월 21일, 부장님께 카톡으로 말씀드렸습니다. 그만 다니겠다고요.

그날 저녁 부장님, 이사님과 자리를 했습니다. 이사님은 그 자리에서 알겠다고, 사람을 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매일 붙잡혔습니다.

5월 23일에 또 말했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뽑아줄 테니 그 사람과 잘해보라고 했습니다. 저는 알겠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5월 25일에 또 말했습니다. 그날은 옥상에서 울면서 말했습니다. 저를 잘라달라고 했습니다. 지금 회사에 필요한 건 경력자이고 저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돌아온 답은 조금만 더 버텨보자였습니다.

5월 28일에 또 말했습니다. 이번에는 날짜를 정해서 말했습니다.

calendar-A-may

그렇게 6월 11일자로 퇴사하기로 정해졌습니다. 저도 그날까지는 마무리하고 나갈 생각이었습니다.


저더러 물어내라고 했습니다

5월 30일, 함께 일하던 경력 입사자가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오전 10시 30분에 전화가 왔습니다. 그만두겠다고 했습니다.

calendar-A-june

그날부터 6월 4일까지, 원래 두 사람이 하던 파트를 저 혼자 봤습니다. 저는 입사 한 달째였고 아직 수습이었습니다. 화장실 갈 시간도, 물 마실 시간도 없었습니다. 점심시간에도 일했습니다.

6월 5일에 경력자 한 분이 새로 들어왔습니다. 저는 11일까지 마무리하고 나가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6월 6일 오후, 외부 협력사 팀장님이 제 자리로 왔습니다.

정산이 왜 안 잡혔느냐고 했습니다. 제가 확인하지 못한 건은 맞습니다. 그런데 그중에는 제가 입사하기도 전부터 누락돼 있던 건이 있었습니다. 제가 오기 전 일입니다.

옆에서 계속 화를 냈습니다. 그 공간에 저희 둘만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동료들도 있었고 부장님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거 잘못되면 담당자가 물어내."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후 4시 31분, 부장님께 카톡을 보냈습니다. 내일부터 안 나와도 되겠느냐고, 오늘 짐을 챙겨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부장님이 올라오셨습니다. 저는 더는 못 다니겠다고, 지금 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가지 말라는 말은 없었습니다.

짐을 싸서 나왔습니다.

📎 업무 중 실수로 생긴 손해, 직원이 전액 물어내야 할까요

퇴사 다음날에도 일했습니다

6월 7일 아침, 현장 책임자들과 부장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제가 그만뒀다는 걸 알려야 할 분들이었습니다.

한 분에게서 이런 답이 왔습니다. 부장님은 "고생 많았어, 미안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날 집에서 정산 자료를 마저 정리했습니다. 제가 계속 소통하면서 채워오던 자료였고, 저 말고는 정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마무리는 하고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날인 6월 8일 아침, 최종본을 만들어 보냈습니다. 중복 입력된 항목은 빨간색으로 표시해두고, 제가 확인하지 못한 부분은 따로 적어서 새로 오신 분께도 전달했습니다.

의뢰인이 받은 내용증명 중 일부 1

그날, 내용증명이 왔습니다

제가 최종본을 보낸 바로 그날, 회사는 법무법인을 통해 내용증명을 발송했습니다.

내용은 이랬습니다. 사직 의사를 밝히려면 적어도 한 달 전에 미리 고지하고, 퇴사 전 한 달 동안 인수인계를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 아무 통보 없이 무단으로 결근해 손해가 발생했다. 7일 안에 회신하지 않으면 재산 가압류를 포함해 민사와 형사, 행정 절차를 모두 진행하겠다.

의뢰인이 받은 내용증명 중 일부 2

읽으면서 한 문장에서 멈췄습니다.

회사는 제가 한 달 동안 인수인계를 하고 나갔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받은 인수인계는 사흘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증명에는 손해가 얼마인지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금액도 없이 배상하라고만 되어 있었습니다.

마지막 달 월급은 여전히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회사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제가 잘못한 건가 싶었습니다. 그걸 혼자서는 판단할 수가 없었습니다.


무단퇴사 손해배상, 세 가지

혼자 판단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법무법인을 찾아갔습니다. 그때 들은 이야기를 제가 이해한 대로 말씀드렸습니다.

하나. 금액도, 근거도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세 가지를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근로자가 계약을 어긴 잘못이 있었는지, 그로 인해 회사에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손해가 생겼는지, 퇴사와 그 손해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그 세 가지가 인정되더라도, 법원은 손해를 공평하게 나눈다는 관점에서 근로자가 물어야 할 몫을 크게 줄이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직원이 그만둬서 생기는 업무 공백이나 남은 사람들의 부담 증가는, 그 자체로는 배상해야 할 손해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제가 받은 내용증명에는 손해액도, 그 산정 근거도 없었습니다.

계약서에 무단퇴사 시 얼마를 배상한다고 적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명했더라도 그 조항이 그대로 효력을 갖는지는 따로 따져봐야 합니다.

📎근로계약서에 무단퇴사 시 배상한다고 적혀 있으면 물어내야 하나요?

📎 회사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시키고 밀린 임금까지 받은 사례

둘. 정당한 사유가 있는 퇴사라면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인수인계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를 맡았고, 잦은 야근과 주말 근무가 이어졌고, 폭언을 들었습니다. 근로관계를 계속 이어가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입니다.

게다가 저는 5월 21일부터 네 차례 사직 의사를 밝혔습니다. 회사가 받아주지 않았을 뿐입니다. 6월 7일에는 회사 쪽에서 이미 퇴사 말씀을 다 하셨고 하실 만큼 하셨다는 답까지 왔습니다.

사직 통보가 없었다는 회사 주장은, 회사 쪽 사람이 보낸 메시지 한 줄로 무너지는 이야기였습니다.

📎 회사가 사직서를 반려해도 퇴사 효력이 생기는 이유

셋. 그와 별개로, 월급은 줘야 합니다

제일 몰랐던 부분입니다. 퇴직한 근로자에게는 그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안에 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36조). 퇴직 사유나 방식과 관계없이 적용됩니다. 수습이라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고, 일한 기간에 대한 임금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가 저한테 받을 돈이 있다고 쳐도, 그걸 제 월급에서 뺄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임금은 깎지 말고 전부 지급하라는 원칙이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근로기준법 제43조).

무단퇴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제공한 근로에 대한 임금 지급을 거부할 수는 없습니다. 손해배상과 임금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참고: 토요일과 일요일에 급여를 주지 않는다는 계약 조항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평일 8시간 근무에만 급여를 지급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연장근로와 휴일근로에는 통상임금의 50퍼센트 이상을 더 얹어 지급해야 하므로(근로기준법 제56조), 법이 정한 기준에 못 미치는 그 조항은 해당 부분만 효력이 없습니다(제15조).

다만 이 가산임금 규정은 상시 5명 이상을 사용하는 사업장에만 적용됩니다(제11조, 시행령 제7조 및 별표 1).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이라면 이 부분은 달라집니다. 반면 앞에서 설명한 금품 청산(제36조)과 임금 전액지급(제43조)은 사업장 규모와 관계없이 적용됩니다.

📎 밀린 월급을 방치하면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듭니다

법무법인 이현이 보낸 내용증명 중 일부

8일 만에, 월급도 받았습니다

6월 14일, 법무법인 이현이 회사에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것, 밀린 월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 손해배상을 이유로 월급을 깎거나 서로 퉁칠 수 없다는 것. 회신 기한은 6월 21일로 정했습니다.

6월 22일, 정리됐습니다.

밀린 월급을 받고, 서로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했습니다. 회사가 예고했던 가압류도, 손해배상 청구도 없었습니다. 소송은 시작되지도 않았습니다.

주말에 나간 것과 매일 했던 야근에 대한 수당까지 따로 청구할 수도 있었습니다. 저는 거기까지 가지 않았습니다. 그 회사와 더 엮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받을 것을 받고, 걸려 있던 것을 털었습니다. 첫 통지를 보낸 지 8일째였습니다.


법무법인 이현이 정리합니다

의뢰인 분은 대부분은 이미 몇 가지를 해두셨습니다. 그만두겠다고 말은 했고, 카톡이나 문자로 남긴 게 있고, 나오기 전에 뭐라도 정리하려 했습니다.

본인은 그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건에서 결과를 바꾼 것이 정확히 그런 것들이었습니다.

같은 상황에 계신 분이라면, 네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1. 사직 의사는 반드시 글로 남기십시오.

이 사건 대응의 핵심은 여기였습니다. 회사는 사직 통보조차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의뢰인에게는 네 차례의 카카오톡 기록과 회사 관계자의 답신이 남아 있었습니다. 면담으로만 말한 사직은 나중에 없었던 일이 됩니다.

지금 기록이 없더라도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동료의 진술, 출퇴근 기록, 업무용 메신저에 남은 대화를 나중에 찾아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2. 퇴사 전후로 인계한 흔적을 남기십시오.

이 사건 의뢰인은 퇴사 다음 날에도 자택에서 자료를 완성해 전달했습니다. 인계를 하지 않고 나갔다는 회사 주장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기록이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3. 내용증명에 손해액과 산정 근거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십시오.

금액도, 그 금액이 어떻게 나왔는지도 적혀 있지 않다면 아직 구체적인 손해가 제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무시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무엇을 다퉈야 하는지 판단하는 출발점이라는 뜻입니다.

4. 회신 기한을 넘기지 마십시오.

가장 좋지 않은 대응은 무응답입니다. 대응하지 않으면 상대는 협상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이 사건은 기한 안에 정리된 답변 하나를 보냈고, 그것으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손해배상 이야기에 눌려서 자기가 받아야 할 임금을 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사건 의뢰인도 처음에는 월급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습니다. 방어와 청구는 같은 자리에서 함께 다룰 수 있습니다.

📎 협의가 안 될 때 넘어가는 다음 단계, 지급명령 절차


이 사건에서 의뢰인이 가장 힘들어했던 것은 내가 잘못한 것인지 아닌지를 혼자서는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받으신 통지가 실제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인지, 지금 남아 있는 기록으로 대응이 가능한지 확인이 필요하시면 자료를 가지고 편히 문의주시길 바랍니다. 통지서에는 회신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대응이 필요한지부터 먼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이 글은 실제 사건 자료를 바탕으로 의뢰인 보호를 위해 일부 내용을 각색하였습니다. 사건의 쟁점과 법리, 처리 결과는 사실 그대로이며 이미지 중 일부는 이해를 위해 ai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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